국립식량과학원 상주출장소장 박성태

풍년농사는 좋은 품종을 선택하여 건실한 종자를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천(기상)), 지(토양), 인(기술)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 우리는 나이 드신 어른들께서 농사는 하늘이 짓는 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즉 농사는 기상에  크게 좌우된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농촌진흥청의 작물 연구개발도 몇십년 기상과 많은 시험연구 성적을 기초로 농업지대를 구분하여 각 지대에 적응하는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벼 연구는 중부평야지, 영·호남평야지, 중산간지 등 5개 연구지대로 구분하여 면적이 많은 해발 200m 이하 평야지는 국립식량과학원(수원)과 소속부서인 벼맥류부(익산), 기능성작물부(밀양)가, 기온이 낮아 냉해의 우려가 높은 산간지 등 특수지대는 4개 출장소(철원, 춘천, 영덕, 상주 화서)에서 각각 해당 지대와 지역의 중심이 되고, 필요시 식량원 부서 간 또는 도 농업기술원 등 관련기관과 연계·협력하면서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면적이 넓은 평야지를 중심으로 한 농업정책도 지속되어야 하겠지만, 앞으로는 전체 논 면적의 약 10%를 차지하고 고품질 건강기능성 농산물 생산에 좋은 환경조건을 갖춘 산간지 농업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산간지 농업환경 특성과 이점을 잘 활용하여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질 좋고 건강기능성이 뛰어난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공급하여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므로 우리 농업의 지대·지역별 균형발전과 경지이용도를 높여 22% 정도인 낮은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할 것이다.
 
젊은 사람이 떠나고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기 힘든 농촌 ! 이런 현상이 더 심한 산간지역과 산간지 농업의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필자의 의견을 제언해 본다.

산간지는 일반적으로 산이 아름답고 물이 맑은 천혜의 자연과 농토가 비옥하고 밤낮 기온 차이가 크며 일사가 좋은 농업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산간지의 우수한 자연과 농업 환경조건을 잘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산간지로 분류되는 해발 200m 이상의 논 면적은 9만㏊ 전후로 전체 논 면적의 약 10%나 되지만, 지금까지는 규모가 큰 평야지 농업에 비하여 관심이 적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산간지는 일반적으로 평야지에 비하여 기온이 2~4℃ 낮으나 밤낮 기온교차가 커고 일조가 좋아, 산간지에서 생산된 과일은 당도가 높으며, 쌀은 영양분이 풍부하고 윤기가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산간지 농산물이 품질이 좋고 건강기능성 물질도 풍부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예를 들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중산간지로 해발 285m인 상주 화서나 산간지인 봉화에서 재배한 흑미는 평야지인 밀양과 의성에서 재배한 흑미에 비하여 항산화와 항암 효과가 우수한 기능성 물질로 잘 알려진 안토시아닌 함량이 1.5~3배가 높았다.

그러므로 산간지에는 영양분이 풍부하고 항암 및 노화방지 등의 효과가 뛰어난 건강 기능성 물질이 많은 유색미와 유색잡곡 단지를 조성하고 인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관광지와 잘 연계하면은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수수, 조 등 잡곡은 옛날부터 물이 부족한 산간지와 경사지를 중심으로 병충해에 강한 것들이 재배되면서 자연히 선발되어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산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잡곡은 경관, 생활원예 등에 적합한 다양한 자원이 많아 이를 이용한 경관 조성과 새로운 녹색문화상품을 개발하여 녹색관광과 문화산업에 연계하면 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잘사는 농촌 건설을 위한 주요 사업의 하나로 2011년부터 작지만 강한 농업(강소농) 육성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산간지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평야지에 비하여 경지 면적은 적지만 고품질 건강 기능성 농산물의 생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지규모는 작지만 산간지  농업환경의 특성을 살리고 농촌진흥청이 추진하고 있는 강소농 육성사업과그리고 주위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을 활용한 관광산업을 잘 연계시키면 생명, 환경, 전통문화가 잘 조화된 지역으로 발전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이다.
 
우리 모두 산간지 농업의 활성화로 우리농업의 지대·지역별 균형발전과 살기 좋고 찿아 오는 산촌마을을 만드는데 다함께 힘과 지혜를 모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