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국립식량과학원 상주출장소장

예부터 쌀과 누에고치, 곶감이 유명하여 삼백의 고장으로 일컬어지는 상주는 낙동강 주변의 넓고 비옥한 평야와 중산간지인 중화 5개면을 중심으로 한 청정 자연환경에서 생산한 풍성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은 많은 도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상주는 농가수가 전국 2위, 농업인구는 경북 2위, 경지면적은 전국 5위(경북 1위)로 쌀, 배, 포도, 오이의 생산량은 전국 또는 경북의 5위내이고 한육우는 전국 2위로 어느 지역보다 농축산물 생산량이 많고 품목도 다양하다.

그리고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상주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최근 개통한 상주-청원간 고속도로, 그리고 국도 3호선 및 25호선의 확포장 등 입체적인 교통망은 농축산물의 유통에도 아주 좋은 여건이다.

대한민국 농업의 수도로 선포한(2011년) 상주의 농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상주출장소(화서면 소재)에 근무하는 필자의  의견을 몇 가지 제언해 본다.

■첫째, 낙동강 주변의 넓고 비옥한 평야를 잘 활용해야 한다.
상주는 경북에서 경지면적(논 15,675㏊)이 가장 많고 쌀 생산량이 1위이다. 구미 해평들, 의성 안계들, 포항 안강들과 함께 경북의 4개들에 들어가는 함창들에는 ′80년대 까지만 해도 맥류가 많이 재배되었다. 쌀이 자급되면서 점차 맥류 재배가 줄어들어 현재는 보리와 밀이 거의 재배가 되고 있지 않지만 벼 단작을 주로 하는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함창을 중심으로 과잉 생산되고 있는 감자의 생산량의 조절을 위해서는 벼와 맥류를 재배하는 작부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맥류 재배하고 벼를 재배할 때는 이앙시기가 늦어지고 수량도 감소하고 맥류 수확과 벼의 이앙 작업이 중복 등으로 맥류의 재배면적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농촌진흥청 관련 연구원들의 끈임 없는 노력으로 벼와 맥류를 2모작해도 수량이 높고 품질도 좋은 벼와 맥류 신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수입한 외국산 밀에 비하여 우리밀과 유기조사료로 생산한 축산물이 훨씬 안전하고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우리밀과 사료용 보리(청보리)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상주는 예부터 경북에서 안동과 구미 선산과 더불어 맥류를 재배하는 데 기후와 토양 조건이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상주는 낙동강 주변의 넓고 비옥한 평야지를 중심으로 최근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개발한 도정 수율이 높고 밥맛이 좋은 설레미 등 조생종 벼와 밀, 청보리 등 맥류와의 작부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벼와 맥류의 이모작 재배가 빨리 정착되어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주지역에 적응성이 높은 밀과 사료용 청보리 등 맥류품종을 선발하여 대규모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관련 가공산업체, 축산농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둘째, 순환농업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최근 안전한 농산물과 환경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농업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농업의 가장 바람직한 모형은 순환농업체계이다. 순환농업은 한마디로 작물을 재배하고 나온 볏짚 등 부산물을 가축사료로 사용하고 축산에서 나온 가축분뇨는 농경지에 되돌려 주어 작물재배에 사용하는, 즉 경종과 축산을 순환시키는 농업이다.

현재 농업소득과 노동력의 부족 및 노령화, 소비자들의 관심 등으로 보아 친환경농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관행농업에 비하여 수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농작업이 쉬워야 하고, 또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농산물을 생산 ․공급해야 한다. 토양에서 질소고정효과가 큰 헤어리베치와 자운영과 같은 콩과녹비작물과 가축분뇨를 이용한 작물재배는 화학비료 대체효과가 크고 기계화 작업이 용이하다.

특히 상주는 한육우 사육두수가 전국 1위인 경북에서 2위이고 젖소, 돼지 등도 많이 사육하고 있어 기계화 작업이 용이한 청보리 재배와 연계한 순환농업의 확대는 환경보전과 농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 할 것이다. 이는 국가의 친환경농업의 방향이나 노동력이 부족한 농촌의 실정에도 부합되므로 조속히 확대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되었으면 좋겠다.  

■셋째, 산간지 농업환경을 잘 활용하고 기상재해에 대비해야 한다  
화서, 모동 등 중산간지는 평야지에 비하여 기온이 2~4℃ 낮고 가을철에 밤낮 기온교차가 커 당도가 높은 포도 등 품질 좋은 과일의 생산 뿐 만 아니라 유색미, 수수 등 유색작물의 재배에도 매우 좋은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다. 최근 국립식량과학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상주 화서에서 재배한 흑미는 밀양 등 평야지에서 재배한 흑미에 비하여 항산화, 항암 등 효과가 우수한 기능성 물질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1.5~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중산간지에 유색미와 영양분이 풍부하고 항암 및 노화방지 등의 효과가 뛰어나 새로운 녹색성장 동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색잡곡 단지를 조성하고 인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관광지와 잘 연계하면은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상주의 중화 5개면은 기후 등 농업환경 조건이 우리나라 중산간지 벼농사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농촌진흥청이 중산간지에 수량이 높고 품질이 좋은 벼 품종 개발 ․ 보급을 위하여 화서에 국립식량원 상주출장소를 설립(1982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주출장소에서는 지난 30년간 상주벼, 상미벼, 상주찰벼, 설레미 등 우수한 벼 품종을 개발하여 한때는 산간지 벼 재배면적의 약  60~70%(5만~6만 5천ha)를 보급하여 우리나라의 쌀 안정 생산과 농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현재 화서를 비롯한 중산간지의 벼농사는 최신 도정시설을 갖춘 미곡조합처리장과 대표할 만한 쌀의 브랜드가 없어 벼농사가 많이 침체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생종 품종의 적지인 중산간지에 최신 설비를 갖춘 마땅한 미곡종합처리장이 없어 부득이 평야지 소재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요구하는 중생 또는 중만생 벼 품종의 재배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1980년과 1993년 그리고 2003년 같은 저온이 오면 심한 냉해를 받을 우려가 크다.

냉해에 대비하고 고품질 쌀의 생산으로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생종 품종 재배의 적지인 화서 등 중산간지에 중생종이나 중만생종 품종이 재배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도와 최신 설비를 갖춘 미곡종합처리장 설치 및 대표 브랜드 육성을 해야 한다. 
 
■넷째, 농촌진흥청의 강소농 육성사업과 잘 연계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잘사는 농촌 건설을 위한 주요 사업의 하나로 2011년부터 작지만 강한 농업(강소농) 육성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은 영농규모는 미국 등 농업경쟁국에 비하여 영세하지만 세계 상위/최고수준의 농업기술력과 고품질 건강 농산물의 생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규모는 작지만 우리의 뛰어난 농업환경에 우수한 기술을 접목하면 경쟁력이 높은 농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다.

특히 친환경 고품질 농산물의 생산에 좋은 환경조건과 문화유적이 많은 상주는 농촌진흥청의 강소농 육성사업과 관광산업을 잘 연계시키면 생명, 환경, 전통문화가 잘 조화된 상주로 발전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이다. 우리 모두 살기 좋고 찿고 싶은 상주를 만드는데 다함께 힘과 지혜를 모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