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투데이 편집국장 조 덕 이

지난 1995년도부터 민선자치가 시작되면서 지방의원들의 재량사업비라는 것이 생겨나 지금까지 관례처럼 행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의원재량사업비는 지방자치법, 회계법, 의회조례 등 그 어느 곳에도 명목이 없다.

그러나 상주시는 매년 수십억여원씩 관행적으로 편성하는 시의원재량사업비가 시의원들의 선심성 예산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바람에 시급한 투명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시의원들의 재량사업비는 생색내기용, 선거운동용으로 잘못 이용되고 있다는 비난여론과 함께 ‘시의원 쌈짓돈’이라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 시의원은 수의계약으로 추진되는 주민숙원사업의 업자선정에까지 개입한다는 소문 등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 상주시가 올 들어 시의원 몫으로 1인당 1억2천여만원씩 총 20억여원의 주민숙원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막대한 혈세가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시의원들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마구 집행되고 있다.

때문에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개선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이 막대한 예산이 투명성, 선심성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 어떠한 검증 없이 시의회를 통과할 상황에 놓여 있다. 시의원 각자가 특별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자신들 스스로 부결시킬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시의원재량사업비 집행에 아무른 문제가 없다면 의원들은 주민들에게 집행내역을 공개해야 마땅하다. 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재량사업비를 공개하여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집행됐다는 주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만 있다면 굳이 재론 할 여지는 없다.

시의원 그들은 누구인가? 주민들의 대표자이며 입법기능과 행정을 향한 견제감시기능을 맡고 있다. 달리 말해 시의원이나 시의회는 행정인도 행정기관도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 같은 재량사업비가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결여는 물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 등 시의회의 역할을 왜곡시키는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재량사업비가 얼마인지? 어떻게 집행되었는지? 주민숙원 의견수렴과 결정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고, 시의원의 지역구관리를 위한 선심성, 사업자선정, 이권개입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시민들은 주민숙원사업비가 읍. 면 .동장들의 재량사업비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지역주민을 위해 책정된 주민편익사업비가 정치적인 입장보다는 행정적인 논리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때문에 시의원 재량사업비는 원래의 이름에 맞게 ‘주민숙원사업비’, '주민편익사업비'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래서 시의원 재량으로 집행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주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어 읍면동장 몫으로 모두가 집행돼야 옳은 것 같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은 주민들의 의사를 모으고 관철할 공식기구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조례상으로 읍면동번영회와 지역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해, 참여예산위원회의 읍면동별 조직 또는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 그들 조직에서 주민숙원사업비의 용도를 결정해야 옳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