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노(老)부부의 인생비극이 남겨준 교훈

요즘 뭇 사람들 입에서 회자(膾炙)되는 말 중에 ‘100세 시대’ 라는 귀(耳)에 익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러나 그 말은 생명보험회사 광고용 단어로 인용하는 것은 몰라도, 우리 노인(老人)들, 시니어(senior)에게는 그리 달갑잖은 단어 같다.

조덕이 편집국장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시쳇(時體)말도 있다. 내 부모의 병(病)이라도 오랫동안 병시중을 하노라면 소홀히 대하게 된다는 말뜻이다.

목하(目下)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2000년 고령화 진입에서→ 2018년 고령사회로→ 2026년 초 고령사회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2019년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14.4%가 돼, '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이 분명하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가? 마련책들이 시급하다.

외로운 노 부부

인간들의 수명(壽命)이 늘어나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받을 일이지만, 더 축복받은 삶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개인은 물론 가족과 국가경제에도 큰 부담이 된다.

특히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의료비 지출에 대한 사회적, 국가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의료비 절감의 해법은 바로 건강하게 병(病) 없이 산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100세까지 사는 노인은 0.2-0.4% 뿐이란다.

특별한 건강운동을 하고,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산다고 해서 꼭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살고 있는 동안 열심히 일하며 즐겁게 사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다.

아무리 열심히, 오래 살려고 해도 몹쓸 병(病)에 한번 걸리면, 어쩔 도리가 없다. 돈이 많다고 오래 사는 것도 아니고, 건강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오래 사는 것도 결코 아니다.

살고 있는 동안 자기 몸 관리 잘한다면, 몇 해 더 오래 산다는 것에 불과하다. 인간(人間)이란 잘 사는 만큼 죽는 것도 남 보기 싫지 않도록 마무리를 깨끗이 잘 해야 한다. 옛 성현(聖賢)들의 가르침이다.

언제인가? 88세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는 87세 아내를 자기승용차에 태우고 강(江)으로 돌진, 동반자살 했다는 방송뉴스를 들었다. 그 노인은 “억대농부이며 같이 사는 자식도 곁에 둘이나 있다.”고 했다.

억대노인이 왜! 사랑하는 아내와 동반자살을 택했을까? 매우 궁금한 특별사안이다. 노인은 자신이 아내보다 먼저 죽으면, 병든 아내의 수발을 자식들에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결심을 했을 것이다.
 
노인이 남긴 유서에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슬픈 결심을 했는지? 짐작할 수가 있다. 유서에서 “미안하다. 너무 힘이 든다. 너희들 다시 못 본다고 생각하니 매우 섭섭하다.”고 했다.

만약에 내가 먼저죽고 나면, 너희들 어머니가 혼자 요양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마다  밤에 잠을 못 잤다. 그나마 내가 운전을 할 수 있을 때, 같이 가기로 결심했다.”라고 적혀 있다.
 
끝으로 자식과 손자들 이름을 또박또박 적으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는 것. 그 노인은 스스로 택한 죽음만이 가장 행복한 길이라고 판단 한 것 같다. 그런 결심을 하기까지는 하루, 이틀 생각하고 내린 판단은 아닐 것이다.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먼저, 고인(故人)들의 명복을 빈다. 노(老)부부의 막장 인생비극(人生悲劇) 소식을 접하면서 필자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노인(老人)들이란? 사소한 작은 일에도 서운해 하고, 상심하고, 눈물이 많아지고, 비관적인 생각을 먼저 한다. 그래서 희망보다 절망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고 했다. 인간(人間)은 살아있는 그 날까지 맡은 일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나머지 남은 인생은 천명(天命)에 맡기는 것이 인간이 태어나서 할 도리가 아닌가 한다. 

최근 유행가 ‘100세 인생’ 에서 “8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려 오면, 아직은 할 일이 많아 못 간다고 전해라! 또 오면, 자존심 상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고 세태(世態)를 풍자(諷刺)했다.

그래서 필자는 산수(傘壽)나이(80세)에도 글 쓰는 취미생활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며 또 한해를 보낸다.  아듀 2017년!
                /조덕이 편집국장(jod4433@hanmail.net)